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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헌
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시 마두동
지역지구: 제1종전용주거지역
용도:단독주택
대지면적: 241.0㎡
건축면적: 114.41㎡
연면적 267.70㎡
건폐율: 47.45%
용적률: 87.85%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기간: 2001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일미헌>은 고양시 일산 주택가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 4차선 도로가 근접해 있는 이곳은 고양시가 제시한 계획구역 안에 속해 있다. 여분의 대지가 거의 없는 이 지역에서 그나마 약간의 공터를 볼 수 있었던 건 집터가 진입도로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곳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자라면 신도시 계획지역이 인간 본연을 위한 계획에 바탕을 두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소 공간의 땅 나누기와 여유 없이 밀집해 들어서 있는 주택들, 외국에 얹혀 놓아야 어울릴만한 동화 속의 건물들이 보여주는 빽빽함 속에서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던 나는 한편으로는 분주한 생활과 시간에 쫓기는 요즘 현대인들에게 신도시계획 설정을 절충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면을 제외한 두 방향으로 기존 건물과 앞으로 신축될 대지가 근접해 있어 언젠가는 조여지게 될 공간과 시야에 부담을 느껴야 했고, 이런조건들을 해결하면서 집터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 접근이 필요했다. 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개념을 설정했고, 모든 물질이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이 양면성을 이번 주택에 반영하기로 했다. 따라서 다른 주택들과의 연계성보다는 대지 안에서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정면을 가리고 있는 가벽 사이로 보이는 커튼월의 투명함은 두 매스를 연결하고 분리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보이는 것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내면의 보이지 않는 것을 들추어내고 싶은 약간의 장난기와 호기심을 넣고자 했다. 수평으로 길게 나온 캐노피가 현관을 인식하게 하고, 현관과 가벽 사이의 막힌 벽이 입구에 방향성을 유도해준다. 입구로 들어서면 거주자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거실을 처음 접하게 되면, 복도 한 편의 커튼월 곡선은 주부의 영역에 이르는 동안 유리를 통해 느껴지는 자연이 자아내는 정원의 색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한다. 연결과 분리의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는 커튼월 내부에 2층으로까지 연결선을 두어 거주자들이 개인공간에 이를 수 있게 하였다. 그 선을 오르면 1층과 마찬가지로 안방과 두 아들방이 연결복도에 의해 분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네 공간에서의 시선은 가벽 안쪽의 정원으로 집중된다. 그럼으로써 은연 중에 거주자들은 하나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구조체가 완성될 무렵, 2층 안방 침실 슬래브 가장자리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열려진 전면으로 보이는 가벽의 시원한 흐름과 그 사이의 개구부들, 정제된 정원 등에서 지금까지 지나온 세월, 커버린 아이들, 잔재하는 모든 것들이 건축주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로 남겨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택을 통해 건추기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행위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 시공기술자인 건축주는 오래 전부터 이 곳에서 일을 진행해본 경험이 많은 터라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음식점으로 경영되고 있는 첫 번째 작품 <SPACE 890>에서의 단아한 음식 맛을 그가 담고 있는 이 곳에 그대로 옮겨 <일미헌>이라고 칭해본다. 커튼월이 적용된 주택이라는 드문 경우였기에 단열에 특히 신경을 써야만 했다. 건축주 자신을 포함해 시공하는 사람 모두가 정성스럽게 공사에 임해주었고, 설계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도 건축주와 건축가의 많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맞출 수 있었으므로 서로의 의견이 잘 수용된 주택이라고 볼 수 있다. 점잖은 두 부부에게 이번 주택을 통해 건축이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행위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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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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